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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이 설계한 느슨한 협력의 입문 구조 - 엘든링: 밤의 통치자

woogiverse 2025. 10. 21. 20:33

다크소울3 플레이를 마친 후, 여운이 남아 DLC를 통해 이어가려고 한 찰나, 스팀을 통해 제가 소울을 플레이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 지인이 같이 게임을 하자고 제안을 해주었다. 지인과의 공통점이 바로 '엘든링'을 재미있게 플레이했단 점인데, 시간이 맞은 김에 새로운 게임을 함께 하기로 하였고, 그 결과 '엘든링:밤의 통치자'를 같이 플레이하기로 했다.

 

하지만 엘밤통은 3인 협동 게임이다보니, 인원수가 한명이 더 필요하여 엘든링을 플레이해본 적 없는 친구를 추가로 부르게 되었다. 역시나 소울 자체를 해본 적이 없던 사람이다보니 초반에는 '아니 이게 왜', '왜 이렇게 아파' 와 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놀랍게도 빠르게 적응을 하여 플레이를 하였다. 어느정도 플레이 이후에는 엘든링 본편에 대한 흥미까지 보이고 구매하기까지 하였다. 

 

여기서 엘든링:밤의 통치자가 단순하게 엘든링 리소스를 재활용하여 만든 로그라이크 외전이 아니라 프롬의 게임의 입문 장치로 설계를 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후 소울을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친구를 불러 같이 플레이하였는데 역시나 엘든링 자체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우리한테 엘든링을 추천하는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리소스의 재활용이 아닌 경험의 확장

겉보기에는 엘든링 유저를 위한 파생작처럼 보이지만, 엘든링 밤의 통치자는 '프롬의 전투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전하기 위한 실험작에 가까워 보인다.

“『엘든링』의 이름을 달고 있는 이상, 그 근본적인 매력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품의 협력 요소는 ‘연계(連携)’가 아니라 ‘편승(便乗)’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발판 삼아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이시자키 준야, 인터뷰 중

 

디렉터 이시자키 준야의 인터뷰에서도 어느정도 의도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엘밤통은 단순하게 협동을 전면에 내세우는게 아니라, 프롬식 '느슨한 연결'을 활용해 유저가 서로의 학습 과정에 편승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이다.

 

 

느슨한 연결을 통한 편승 입문

 

프롬의 게임은 멀티플레이를 제공하지만 언제나 '느슨한 연결' 위에 만들어져 있다.

메시지를 남기거나, 혈흔을 통해 실루엣을 스쳐 지나가는 정도의 관계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 없이도, 서로의 존재가 학습에 작용하는 구조이다. 이시자키 디렉터는 이런 감각을 그대로 협동 중심의 구조로 엘든링:밤의 통치자를 설계하였다.

 

엘밤통의 3인 협력은 단단한 협력 플레이보단, 고인물 플레이어의 리듬에 뉴비가 편승해 학습이 가능한 느슨한 연결 플레이이다.

전투와 탐험의 리듬이 자연스럽게 뉴비에게 공유되고, 뉴비는 스스로의 실수 속에서 리스크가 없이 배우면서도 계속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그 결과, 프롬식 전투의 난이도는 유지되지만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지게 된 것이다.

 

죽으면 구조가 가능하게 설계

프롬이 쌓아온 경험의 다변화

 

최근의 프롬의 작품(소울)을 순서대로 보면, 명확하게 전투 경험의 확산 단계가 존재한다.

프롬이 가진 전투 경험을 기반으로 더 다양하게 많은 유저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 다크소울3: 프롬만의 전투 문법을 1부터 10까지 차근차근 가르치며 저변을 확장
  • 엘든링: 난이도 자체는 매우 높지만, 아이템 탐색과 영체 소환 등을 통한 다양한 극복 루트 설계
  • 엘든링:밤의 통치자: 르그라이크 장르를 도입하고 3인 플레이로 설계하여 고인물에게 편승하여 어렵지만 재미있다는 경험을 공유 가능한 형태로 재구성

기존 유저는 엘든링의 전투 경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놀이터일 뿐이었지만 안내자이자 발판이 되었고

신규 유저는 그 위에서 프롬의 전투 문법을 체험하며 성장한다. 이는 다크소울식 개인 학습과 엘든링식 자유 학습을 모두 포함하는 세 번째 방식의 입문 설계라고 볼 수 있다.

 

 

마무리

“『엘든링: 나이트레인』은 『엘든링』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엘든링』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작품을 계기로 『엘든링』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 이시자키 준야, 인터뷰 중

 

엘든링:밤의 통치자는 기존 팬에게는 또 다른 방식의 프롬식 전투 체험, 그리고 유저에게는 프롬 월드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프롬은 이번에도 여전히 '혼자 싸우되, 함께 존재하는 세계'를 만들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그 세계가 누군가의 도움 위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